7년 다닌 회사를 떠나고, 택배 일을 시작하다
2024년 12월 초, 7년간 다니던 정수기 회사에서 센터장의 갑질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결국 회의 도중 회사를 박차고 나왔다. 그렇게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 2주 동안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만 있었다.
하지만 가만히 있으니 몸이 근질근질했다. 상사의 눈치를 보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'택배'라는 일을 알아보게 되었다.
택배의 현실: 고수익? 자유로운 출퇴근?
처음엔 인터넷에서 "고수익 보장! 상사 눈치 없이 음악 들으며 자유로운 출퇴근!" 같은 문구를 보고 혹했지만, 직접 알아보면서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는 걸 깨달았다.
🚨 택배업을 알아보며 겪은 일들
처음 알아본 곳은 쿠팡이었다. 나는 여수에 살고 있는데, 집 근처에서 택배 자리가 있다는 공고를 발견했다. 월급은 500~800만 원이라며 다른 기사들의 통장 내역까지 공개해 놓은 상태였다.
호기심에 전화를 걸었더니, 면접은 서울에서 봐야 하고, 차량은 회사 통해서 '지입'으로 구매해야 한다고 했다.
📌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!
- 차량을 회사 통해서 구매해야 한다? → 높은 이자율의 캐피탈을 끼고 오래된 차량을 비싸게 구매해야 한다는 뜻이다.
- 사는 동네를 물어보더니, 이미 다른 기사가 있다고 함 → 해당 지역을 맡으려면 200~300만 원을 입금하라고 요구한다.
- "2025년부터는 LPG와 전기차만 가능하니 경유차를 사지 마라" → 이런 말도 돌고 있지만, 정확한 정보는 직접 확인해야 한다.
택배업을 알아보면서 20곳 넘게 연락해 본 결과, 대부분 비슷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었다.
💡 결론: 택배 일을 시작하려면 지인을 통해 직영으로 들어가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.
우체국 택배, 직접 경험해보니?
쿠팡을 포기하고 있을 무렵, 마침 아는 동생이 우체국 택배를 하고 있다며 지원해보라고 추천해 주었다.
운 좋게도 여수 내 우리 동네에 딱 한 자리 남아 있어서 바로 지원했고, 2024년 12월 27일부터 5일간 동행하며 PDA 사용법과 업무를 배운 뒤, 2025년 1월 3일부터 본격적으로 근무를 시작했다.
1월 한 달 급여 & 비용 정리
첫 달이라 어리버리도 많이 타고, 배송 속도도 느렸지만 370만 원 정도의 순수익을 얻었다.
🔹 총 급여: 4,127,420원 🔹 차량 비용: 약 40~45만 원 (우체국 리스비 30만 원 + 보험료 10만 원) 🔹 기름값: 약 35만 원 ➡️ 순수익: 약 350만 원 (이건 왜그러냐면 1월에 떡값이라며 150,000원 우체국에서 주셨다. 일한지 2틀째도 떡값나옴!)
택배 업무 시간 & 물량
🚚 업무량 및 배송 속도
- 1시간당 배송 가능 개수: 보통 30개라고 하지만, 나는 20개 정도
- 하루 배송 물량: 140~170개
- 단가는 우체국마다 다르므로 반드시 개별적으로 확인할 것
🚛 근무 일정
- 주 5일 근무 (화~토요일)
- 일요일 & 월요일 휴무, 공휴일 전부 휴무 (우체국 특성상 공무원이 출근하지 않아 접수 업무가 없음)
택배 일을 고려하는 사람들에게
- 무조건 지입 차량을 강요하는 곳은 피할 것
- 처음부터 원하는 지역을 배정받기는 어렵다
-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광고는 거의 다 거짓
- 가능하면 지인을 통해 직영으로 들어가는 것이 덜 속는다
- 운전과 체력이 중요하므로 본인의 적성과 맞는지 신중히 고민할 것
2월 급여는 3월에 나오니, 다시 한 번 후기를 남겨볼 생각이다. 택배 일을 고민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신중하게 결정하길 바란다!
'하루 기록' 카테고리의 다른 글
#2 내 하루의 기록 택배 147개 배송결과 (0) | 2025.02.20 |
---|